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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10. 정령 연구가 클로드 -

일랜드산의 깊은 숲속을 윌리엄과 아리엘르는 걷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가지들과 수풀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쳤고, 가까운 주변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섞여 물의 정령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산의 능선을 보랏빛 솜소크가 덮고 있었다. 윌리엄과 아리엘르가 수풀을 헤집고 나오자, 지면을 뒤덮은 순수한 흰 빛깔의 렛사와 금빛의 노에올로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향연을 펼쳤다. 아리엘르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꽃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리고 이내 꽃밭의 한가운데에 살포시 앉아 꽃의 향기를 음미했다. 윌리엄은 저만치서 아리엘르의 그 사랑스러운 자태에 취해 오랫동안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정신을 놓고 있던 윌리엄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의 꽃들을 주워 엮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환이 완성되자 윌리엄은 살며시 아리엘르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머리에 화환을 씌웠다. 가만히 저 먼 곳을 바라보던 아리엘르는 머리에 뭔가가 씌워지자, 손으로 건드려보더니 이윽고 윌리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하늘에서 내려온 듯 자애롭고, 신성한 미소에 윌리엄은 다시 한번 넋을 잃었다. 그리고 윌리엄은 몽환적인 감정에 빠져들어 갔다. 아아!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수려하며, 청초하고, 어여쁘다! 아! 저 싱긋한 웃음! 향기로운 미소! 이 세계의 단어로는 차마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가장 아름다운 것이자 가장 순수한 것, 순백과 신성, 순결과 경건! 아아! 미의 여신 푸트라가 실재한다면 바로 저 소녀를 말하는 것이리라! 아니, 푸트라마저 그녀를 시샘하고, 질투하며, 이내 부끄러워 숨을지도 모른다! 아! 저 하얗고 순결한 손에 입을 맞추는 자는 분명 신의 은총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악의 괴수와 같은 죄인이다. 감히 그 더러운 입술로 그녀의 순수한 손을 더럽히는 극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끝없이 생각에 빠져가던 윌리엄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손을 잡으면...” 아리엘르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네? 손 말씀이신가요?” 아리엘르가 윌리엄에게 손을 내밀었다. 윌리엄은 크게 당황하며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정말 예뻐. 아리엘르.” 아리엘르의 얼굴이 살짝 붉게 상기되었다. “갑작스럽게 그런 말씀을...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9. 가르쳐주세요. 아리엘르 선생님 -

“네, ‘아리엘르 드 터일’님, 수속 완료되었습니다.” 접수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길 30분, 젊은 여직원이 다가와 아리엘르에게 증표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아리엘르가 증표를 받아들며 감사를 표했다. 윌리엄이 증표를 흘깃 보더니 물었다. “그건 무슨 증표야?” 아리엘르가 증표를 윌리엄에게 펼쳐 보여주며 대답했다. “이 증표는 ‘종교인 이동 증명서’예요. 한 종교를 대표하는 자들, 즉 사제가 자기 구역에서 벗어나 이동할 때 시리앙마르 정부에 보고하면 주는 증표랍니다.” “종교인은 이동도 자유롭게 못 하는 거야? 너무하네.” 윌리엄의 볼멘소리를 듣던 아리엘르가 미소를 짓더니, 증표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건, 단순히 이동을 허가해주는 증명서가 아니에요. 여기 제일 위에 일신교라고 적혀있죠? 여기 종교란에는 시리앙마르 정부가 공식 인정한 종교만이 기재될 수 있답니다.” “불인정 된 종교들도 있나 보네...” “물론이죠.” 아리엘르가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이건 제 이름이고요, 그 옆의 서명은 제 서명이에요. 그리고 제일 밑의 저 도장은 국가 수장의 날인이죠. 이 증표가 진짜임을 증명해준답니다.”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래서 이 증표는 무슨 효과가 있는 거야?” “이 증표는 제 신분을 증명해줄 뿐 아니라, 시리앙마르의 각종 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윌리엄의 두 눈이 커졌다. “아! 감시 목적이 아니라 특전을 주는 거구나!” “바로 그거예요!” 아리엘르가 손뼉 치며 즐겁게 웃었다. “자,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왕 헤고아에 온 거, 뭔가 할만한 것이 있을까?” 아리엘르가 아쉬운 듯 힘없이 말했다. “오랜만에 온 수도이기에 이것저것 즐겨보면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저희는 케임드웨이브로 가야하니까요...” 그 말을 들은 윌리엄이 조용히 지도를 펼쳐 들었다. “여긴 어때?” 윌리엄이 가리킨 곳은 헤고아에서 가까운 산, 자코잔트산이었다. “자코잔트산이군요. 시리앙마르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8. 아리엘르 -

윌리엄이 안내받은 건물의 외양은 교회 본건물을 본 따 지은 듯 닮은꼴을 하고 있었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닥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나타나며, 눈앞 맞은편 벽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건물의 내부는 10개의 기둥으로 받쳐져 있는데, 각 기둥은 땅에 맞닿는 부분인 ‘기부’와 천장에 맞닿는 부분인 ‘주두’가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다. 벽에는 욕탕을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횃불대가 걸려 있었다. 또 벽에는 세로로 긴 큰 창문들이 여럿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특수처리를 하여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 방식인 듯했다. 바닥의 차가운 대리석 타일을 느끼며 걸어 들어가면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물이 가득 찬 욕탕이 나타난다. 욕탕에 들어가 천장을 바라보면 매우 화려하고 웅장한 그림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마 일신교와 관련된 그림인 것 같았다. 욕탕의 물은 탕 양 끝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왔는데 아무래도 게레치트호의 호숫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탕에서 사용하고 남은 물은 탕 중앙 바닥의 중앙 구멍을 통해 빠져나갔다. 윌리엄은 마치 고대 왕국의 왕이라도 된 양 우쭐해 하며 탕에 몸을 담갔다. 욕탕의 물은 따뜻하다기보단 기분 좋게 뜨거워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제격이었다. 윌리엄은 몸이 노곤해지는 것을 느끼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어 갔다. 우선은 여행을 떠나기 전의 핑귀시아에서의 삶이었다. 당시의 그는 그저 시골의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자경단에서 훈련을 받고, 마을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특이할 것 없는 인생.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을 무시한 결과, 여동생이 불치의 병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윌리엄은 여동생의 근황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여동생은 현재 살아 있는가? 내가 여기로 올 것을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안젤린이 여동생을 낫게 하는 법에 대해 말한 것 보면 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알렉시아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자경단 승급시험에 합격했을까? 여동생 벨은 잘 보살펴주고 있을까? 자신의 여동생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7. 예정된 만남 -

어느 날 저녁, 석양의 주홍빛을 받으며, 말을 탄 사나이가 프로페티사룸의 작은 도시, 인둘젠티아의 중앙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붉어진 흰 판금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의 흰 말 또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은 땀과 바람에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고, 피곤했는지 눈빛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그런 모습 때문이었을까, 그의 주변에서 나는 피비린내 때문이었을까, 거리의 사람들은 그를 피해 집골목 사이사이로 몸을 피했고, 거리의 집들은 그 창문을 닫았다. 그가 중앙광장에 다다르자 하루를 마무리하며 시끌벅적했던 광장은 어느새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그는 중앙광장 분수대 앞에 멈춰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분수대에 앉아 잠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타고 가까운 종교 시설로 들어갔다. 이윽고 건물 내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가시오. 우리는 당신 같은 자를 들여보낼 수 없소.” 아주 엄중한 목소리였다. 그러자 그는 아무런 저항 없이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 말을 탔다. 말을 타고 마을을 떠돌던 사나이는 이내 한 식료품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오세.. 으악!” 손님맞이 인사를 하던 식료품점 주인이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고기를 사고 싶은데요.” “으악! 사람 고기는 팔지 않아요!” “돼지고기입니다.” “아, 아무튼 오늘은 더 이상 팔 것이 없어요! 이미 저녁이잖아요!” “그럼 저건 뭡니까?” 그가 손가락으로 판매대에 남아있는 고기 한 덩어리를 가리켰다. “저건... 제가 먹을 거예요! 팔 거 없으니 나가요!” 식료품점 주인이 소리쳤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 식료품점을 나섰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뭔가 생각해낸 듯, 말을 타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잠시 후, 그가 도착한 곳은 도시의 강가였다. 그는 강변에 서서 우선 자신의 말에게 물을 뿌리며, 말에게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한참 말을 닦고 있는데 한 사나이가 허겁지겁 그를 향해 달려왔다. “아이고! 당신 여기서 뭐 하는 거요!” 그가 사나이를 쳐다봤다. “말을 씻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씻긴 후엔 제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6. 예언의 땅으로. -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6. 예언의 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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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와 아저씨는 새로운 화가 왜 안 올라올까요? 그건...

꼬마와 아저씨는 새로운 화가 왜 안 올라올까요? 그건... [4]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10. 정령 연구가 클로드 -

일랜드산의 깊은 숲속을 윌리엄과 아리엘르는 걷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가지들과 수풀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쳤고, 가까운 주변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섞여 물의 정령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산의 능선을 보랏빛 솜소크가 덮고 있었다. 윌리엄과 아리엘르가 수풀을 헤집고 나오자, 지면을 뒤덮은 순수한 흰 빛깔의 렛사와 금빛의 노에올로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향연을 펼쳤다. 아리엘르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꽃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리고 이내 꽃밭의 한가운데에 살포시 앉아 꽃의 향기를 음미했다. 윌리엄은 저만치서 아리엘르의 그 사랑스러운 자태에 취해 오랫동안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정신을 놓고 있던 윌리엄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의 꽃들을 주워 엮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환이 완성되자 윌리엄은 살며시 아리엘르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머리에 화환을 씌웠다. 가만히 저 먼 곳을 바라보던 아리엘르는 머리에 뭔가가 씌워지자, 손으로 건드려보더니 이윽고 윌리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하늘에서 내려온 듯 자애롭고, 신성한 미소에 윌리엄은 다시 한번 넋을 잃었다. 그리고 윌리엄은 몽환적인 감정에 빠져들어 갔다. 아아!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수려하며, 청초하고, 어여쁘다! 아! 저 싱긋한 웃음! 향기로운 미소! 이 세계의 단어로는 차마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가장 아름다운 것이자 가장 순수한 것, 순백과 신성, 순결과 경건! 아아! 미의 여신 푸트라가 실재한다면 바로 저 소녀를 말하는 것이리라! 아니, 푸트라마저 그녀를 시샘하고, 질투하며, 이내 부끄러워 숨을지도 모른다! 아! 저 하얗고 순결한 손에 입을 맞추는 자는 분명 신의 은총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악의 괴수와 같은 죄인이다. 감히 그 더러운 입술로 그녀의 순수한 손을 더럽히는 극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끝없이 생각에 빠져가던 윌리엄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손을 잡으면...” 아리엘르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네? 손 말씀이신가요?” 아리엘르가 윌리엄에게 손을 내밀었다. 윌리엄은 크게 당황하며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정말 예뻐. 아리엘르.” 아리엘르의 얼굴이 살짝 붉게 상기되었다. “갑작스럽게 그런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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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번외. 브리크리덴 제국 기록 1 -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10. 정령 연구가 클로드 -

일랜드산의 깊은 숲속을 윌리엄과 아리엘르는 걷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가지들과 수풀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쳤고, 가까운 주변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섞여 물의 정령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산의 능선을 보랏빛 솜소크가 덮고 있었다. 윌리엄과 아리엘르가 수풀을 헤집고 나오자, 지면을 뒤덮은 순수한 흰 빛깔의 렛사와 금빛의 노에올로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향연을 펼쳤다. 아리엘르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꽃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리고 이내 꽃밭의 한가운데에 살포시 앉아 꽃의 향기를 음미했다. 윌리엄은 저만치서 아리엘르의 그 사랑스러운 자태에 취해 오랫동안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정신을 놓고 있던 윌리엄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의 꽃들을 주워 엮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환이 완성되자 윌리엄은 살며시 아리엘르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머리에 화환을 씌웠다. 가만히 저 먼 곳을 바라보던 아리엘르는 머리에 뭔가가 씌워지자, 손으로 건드려보더니 이윽고 윌리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하늘에서 내려온 듯 자애롭고, 신성한 미소에 윌리엄은 다시 한번 넋을 잃었다. 그리고 윌리엄은 몽환적인 감정에 빠져들어 갔다. 아아!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수려하며, 청초하고, 어여쁘다! 아! 저 싱긋한 웃음! 향기로운 미소! 이 세계의 단어로는 차마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가장 아름다운 것이자 가장 순수한 것, 순백과 신성, 순결과 경건! 아아! 미의 여신 푸트라가 실재한다면 바로 저 소녀를 말하는 것이리라! 아니, 푸트라마저 그녀를 시샘하고, 질투하며, 이내 부끄러워 숨을지도 모른다! 아! 저 하얗고 순결한 손에 입을 맞추는 자는 분명 신의 은총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악의 괴수와 같은 죄인이다. 감히 그 더러운 입술로 그녀의 순수한 손을 더럽히는 극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끝없이 생각에 빠져가던 윌리엄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손을 잡으면...” 아리엘르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네? 손 말씀이신가요?” 아리엘르가 윌리엄에게 손을 내밀었다. 윌리엄은 크게 당황하며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정말 예뻐. 아리엘르.” 아리엘르의 얼굴이 살짝 붉게 상기되었다. “갑작스럽게 그런 말씀을... 감사해요.” 윌리엄도 얼굴을 붉히고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아리엘르가 입을 열었다. “윌리엄 씨,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9. 가르쳐주세요. 아리엘르 선생님 -

“네, ‘아리엘르 드 터일’님, 수속 완료되었습니다.” 접수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길 30분, 젊은 여직원이 다가와 아리엘르에게 증표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아리엘르가 증표를 받아들며 감사를 표했다. 윌리엄이 증표를 흘깃 보더니 물었다. “그건 무슨 증표야?” 아리엘르가 증표를 윌리엄에게 펼쳐 보여주며 대답했다. “이 증표는 ‘종교인 이동 증명서’예요. 한 종교를 대표하는 자들, 즉 사제가 자기 구역에서 벗어나 이동할 때 시리앙마르 정부에 보고하면 주는 증표랍니다.” “종교인은 이동도 자유롭게 못 하는 거야? 너무하네.” 윌리엄의 볼멘소리를 듣던 아리엘르가 미소를 짓더니, 증표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건, 단순히 이동을 허가해주는 증명서가 아니에요. 여기 제일 위에 일신교라고 적혀있죠? 여기 종교란에는 시리앙마르 정부가 공식 인정한 종교만이 기재될 수 있답니다.” “불인정 된 종교들도 있나 보네...” “물론이죠.” 아리엘르가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이건 제 이름이고요, 그 옆의 서명은 제 서명이에요. 그리고 제일 밑의 저 도장은 국가 수장의 날인이죠. 이 증표가 진짜임을 증명해준답니다.”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래서 이 증표는 무슨 효과가 있는 거야?” “이 증표는 제 신분을 증명해줄 뿐 아니라, 시리앙마르의 각종 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윌리엄의 두 눈이 커졌다. “아! 감시 목적이 아니라 특전을 주는 거구나!” “바로 그거예요!” 아리엘르가 손뼉 치며 즐겁게 웃었다. “자,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왕 헤고아에 온 거, 뭔가 할만한 것이 있을까?” 아리엘르가 아쉬운 듯 힘없이 말했다. “오랜만에 온 수도이기에 이것저것 즐겨보면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저희는 케임드웨이브로 가야하니까요...” 그 말을 들은 윌리엄이 조용히 지도를 펼쳐 들었다. “여긴 어때?” 윌리엄이 가리킨 곳은 헤고아에서 가까운 산, 자코잔트산이었다. “자코잔트산이군요. 시리앙마르에서 신성한 산 또는 치유의 산이라고 부르는 산이에요. 이름에 걸맞게 약초도 많이 있는 산이랍니다.” “신성한 산이라... 한 번 구경하러 가지 않을래?” 윌리엄이 말을 덧붙였다. “약초 채집할 겸 말이야.” 아리엘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네! 가도록 해요!” 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윌리엄은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8. 아리엘르 -

윌리엄이 안내받은 건물의 외양은 교회 본건물을 본 따 지은 듯 닮은꼴을 하고 있었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닥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나타나며, 눈앞 맞은편 벽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건물의 내부는 10개의 기둥으로 받쳐져 있는데, 각 기둥은 땅에 맞닿는 부분인 ‘기부’와 천장에 맞닿는 부분인 ‘주두’가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다. 벽에는 욕탕을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횃불대가 걸려 있었다. 또 벽에는 세로로 긴 큰 창문들이 여럿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특수처리를 하여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 방식인 듯했다. 바닥의 차가운 대리석 타일을 느끼며 걸어 들어가면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물이 가득 찬 욕탕이 나타난다. 욕탕에 들어가 천장을 바라보면 매우 화려하고 웅장한 그림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마 일신교와 관련된 그림인 것 같았다. 욕탕의 물은 탕 양 끝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왔는데 아무래도 게레치트호의 호숫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탕에서 사용하고 남은 물은 탕 중앙 바닥의 중앙 구멍을 통해 빠져나갔다. 윌리엄은 마치 고대 왕국의 왕이라도 된 양 우쭐해 하며 탕에 몸을 담갔다. 욕탕의 물은 따뜻하다기보단 기분 좋게 뜨거워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제격이었다. 윌리엄은 몸이 노곤해지는 것을 느끼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어 갔다. 우선은 여행을 떠나기 전의 핑귀시아에서의 삶이었다. 당시의 그는 그저 시골의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자경단에서 훈련을 받고, 마을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특이할 것 없는 인생.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을 무시한 결과, 여동생이 불치의 병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윌리엄은 여동생의 근황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여동생은 현재 살아 있는가? 내가 여기로 올 것을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안젤린이 여동생을 낫게 하는 법에 대해 말한 것 보면 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알렉시아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자경단 승급시험에 합격했을까? 여동생 벨은 잘 보살펴주고 있을까? 자신의 여동생을 억지로 던져두다시피 맡겼던 것을 생각하니 윌리엄은 다시금 알렉시아에 대해 미안함을 느꼈다. 다음은 앤이었다. 가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7. 예정된 만남 -

어느 날 저녁, 석양의 주홍빛을 받으며, 말을 탄 사나이가 프로페티사룸의 작은 도시, 인둘젠티아의 중앙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붉어진 흰 판금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의 흰 말 또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은 땀과 바람에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고, 피곤했는지 눈빛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그런 모습 때문이었을까, 그의 주변에서 나는 피비린내 때문이었을까, 거리의 사람들은 그를 피해 집골목 사이사이로 몸을 피했고, 거리의 집들은 그 창문을 닫았다. 그가 중앙광장에 다다르자 하루를 마무리하며 시끌벅적했던 광장은 어느새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그는 중앙광장 분수대 앞에 멈춰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분수대에 앉아 잠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타고 가까운 종교 시설로 들어갔다. 이윽고 건물 내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가시오. 우리는 당신 같은 자를 들여보낼 수 없소.” 아주 엄중한 목소리였다. 그러자 그는 아무런 저항 없이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 말을 탔다. 말을 타고 마을을 떠돌던 사나이는 이내 한 식료품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오세.. 으악!” 손님맞이 인사를 하던 식료품점 주인이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고기를 사고 싶은데요.” “으악! 사람 고기는 팔지 않아요!” “돼지고기입니다.” “아, 아무튼 오늘은 더 이상 팔 것이 없어요! 이미 저녁이잖아요!” “그럼 저건 뭡니까?” 그가 손가락으로 판매대에 남아있는 고기 한 덩어리를 가리켰다. “저건... 제가 먹을 거예요! 팔 거 없으니 나가요!” 식료품점 주인이 소리쳤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 식료품점을 나섰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뭔가 생각해낸 듯, 말을 타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잠시 후, 그가 도착한 곳은 도시의 강가였다. 그는 강변에 서서 우선 자신의 말에게 물을 뿌리며, 말에게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한참 말을 닦고 있는데 한 사나이가 허겁지겁 그를 향해 달려왔다. “아이고! 당신 여기서 뭐 하는 거요!” 그가 사나이를 쳐다봤다. “말을 씻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씻긴 후엔 제 갑옷도 닦을 생각입니다.” 그러자 사나이가 손을 빠르게 가로저었다. “아이고, 여기서 그런 짓을 하면 어쩌라는 거요!” 그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어디서 닦으라는 겁니까?” “그건 잘 모르
[공모전] 당신의 곁에 있어도 될까요? - 6. 예언의 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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