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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디 아르노셀

[정령찾기/혼돈의군단] 지켜보다

* BGM입니다 짧지만 재밌게 봐주세요^_^

위브릴 북동쪽, '어린천사가 잠든 숲'의 입구에 세루스가 서늘한 금안을 빛내며 서있다.

그 주위에는 중무장을 한 이들이 여러명 쓰러져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높낮이 없는 무척 무심한 목소리가 그들 사이를 사뿐거리며 지나간다. 숲의 입구에 선채, 양산을 바닥에 툭 털며 펼치지만, 옷도 그렇고 상태가 꽤나 말이 아니다. 세루스가 쯧, 하며 혀를 찼다. 결국 양산을 다시 접어내리며 드물게 짜증 섞인 눈이 쓰러진 이들을 한차례 훑는다. 아직 기절하지 않은 한 기사를 발견한 세루스는 그에게 다가갔다. 아이야.


"너희가 찾는 건 여기에 없단다."


바람이 쏴아ㅡ, 하고 불어온다. 꽤나 상냥한 어투지만 분위기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숲의 작은 짐승들이 숨죽이며 그들을 바라본다. 끈적하고 비릿한 냄새에 굶주린 짐승들도 그들의 포식자가 사라지길 기다리며 기회를 엿본다. 세루스는 한차례 숨을 가다듬었다. 나른함, 피곤함. 아, 정말 지치는구나. 세루스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말렴."


침을 꼴깍, 연합군의 기사가 면색여토하여 세루스를 응시한다. 황금의 눈이 쥐를 사로잡은 뱀처럼 그를 옭아맨다. 차가운 손등으로 기사의 볼을 어루만진다.


"안 그래도 짧은 생인데, 소중히 여겨야지."

"저는, 그저 명령을... 윽!"


기사는 그 눈에 홀렸는지 잠시 말없이 바라보다 이내 정신 차려 말을 하려 했지만 그 순간, 세루스의 양산의 끝이 기사의 목 옆을 스쳤다. 양산에서 맡아지는 혈향에 그의 입이 다시 굳게 닫혔다. 소리 없는 압박에 기사의 철 장갑안이 축축하게 젖어든다. 세루스가 그의 귓가에 섬찟한 송곳니가 스칠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원하는 건 그런 답이 아닌 걸 알잖니."

"...."

"정령 같은 건 이곳에 없어. 자, 모범적인 답을 말해보겠니?"

"돌아가서... 아무것도 없었다, 고... 보고하겠습니다..."


힘겹게 말하는 목소리에 황금의 눈이 초승달처럼 휜다. 그때, 밤하늘에 별가루가 뿌려지는듯한 환상이 기사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기사는, 그 황금의 밤하늘을 담으며 눈을 스르르 감았다. 잠이 든 기사를, 마치 아기를 요람에 재운 어머니처럼 세루스의 손길이 기사의 머리를 살며시 쓸었다. 또 온다면, 이 다음은 영원한 잠이란다. 아이야.


"그러니 이곳을 내버려둬."


서글픈 말, 쓸쓸한 얼굴, 가라앉은 공기.

그렇게 숲을 찾아온 연합군이 떠나고.




어린 유령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숲의 정령을 안고, 마지막으로 검은 여인이 떠나는걸 멀리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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