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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바빌루] 드래곤의 알

  • 2019.10.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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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이것이 드래곤의 알... 과연 아름답도다...."


 평소처럼 벌레를 풀어 바빌루의 교수나 학생들을 염탐하던 라피르는 문득 마탑주의 개인 비서 마녀가 과하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도서관의 금서 구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의심스럽게 여겨 그녀를 뒤쫓아간 라피르는 몇갠가의 비밀통로를 지난 끝에 사람의 머리통보다 조금 더 큰 수정구 같은것이 보관된 암실에서 마녀가 그 수정구에대고 무어라 중얼거리는 것을 볼수 있었다.


 그것이 예사 수정구가 아님을 눈치챈 라피르는 그녀가 방을 나서는 것을 확인하고는 좀더 수정구에 가까이갔고 이내 그것이 수정구가 아니라 알, 그것도 드래곤의 알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디아신스가 알을 인질로 드래곤을 몇마리인가 속박시켰다더니 이게 그건가보군... 이 탑을 지키는 녀석의 것인가? 아니... 인질을 이렇게 가까이에 둘 리가 없지. 다른 녀석의 것이겠군"


 드래곤, 그것의 이 아르노셀 대륙에서도 손에꼽는 강함을 지닌, 아니 개체로써는 최강이라고 자부할 수 있으나그 강함에 반비례하여 번식이 몹시 힘들다는 약점을 지녔기에 대륙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종족.


 번식이 힘든만큼 새끼나 드래곤의 알을 함부로 건드는 자들은 곱게죽지 못한다는것이 대륙의 정설이였으나 디아신스는 기어코 알을 훔침으로써 드래곤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었다. 게다가 자신의 명령을 듣는 드래곤으로 시간을 끌고 다른 드래곤들의 알마저 훔쳐내어 다수의 드래곤을 부리고 있는 디아신스는 이제 누구도 막지 못하리라.


'이 알을 파괴할까? 아니.. 그랬다가 잘못되면 디아신스보다 먼저 내가 죽는다.'


  이 알을 보고 라피르는 문득 '알을 파괴해서 분노한 드래곤이 위브릴에 피해를 입히도록 유도할까?'라는 고민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드래곤의 원한은 몹시 두려운 것이다. 드래곤은 근본적인 원인인 디아신스에게도 원한을 품을테지만 이 알의 어미(혹은 아비)는 실행범인 자신에게 더욱 큰 원한을 품을것이고 따라서 드래곤의 분노가 디아신스보다 먼저 자신에게  덮쳐질 가능성이 더 높기때문이다.


아무리 자신이 본체만 무사하면 이 벌레 뭉치따윈 얼마든지 파괴되어도 상관없다지만 수족을 잃는다는것이 달가운 일은 아닌데다가 만에하나 본체의 위치가 들킨다면 분노한 용을 이길 방도따위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첫번째 수단을 머릿속에서 지운 라피르는 잠시 더 고민했다.


'흐음... 이런 유용한 패가 있는데 보고만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 성체 드래곤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을테지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새끼라면.. 충분히 기생시킬수 있다!!'


 어떻게 하면 드래곤의 분노는 사지 않으면서 디아신스에게 한방 먹일 수 있을지 고민하던 라피르는 자신의 세뇌충.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숙성되어 가장 강력한 세뇌독을 품은 보랏빛 세뇌충을 떠올렸다.


 아무리 강력한 이빨을 지니고 있다한들 드래곤의 두꺼운 비늘과 피부를 뚫지 못하며 만에하나 몸속에 파고들수 있다 하더라도 성체 드래곤정도 된다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최강의 세뇌독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빛나는 드래곤의 알은 어떠한가! 


이 안에서 태어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새끼 드래곤은 오랜 삶으로 축적된 강력한 내성은 커녕 단단한 비늘도 질긴 가죽조차 없다!


 그야말로 세뇌충을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라고 판단한 라피르는 일말의 지체도 없이 자신의 세뇌충중 가장 강한 독을 품은 개체를 불러내 드래곤의 알 속으로 파고들게 하였다.


'드래곤의 알은 미약하게나마 재생력이 있다더니 정말이로구만, 뭐 내 행동을 숨기는 정도밖엔 못되지만 말이야 커커커'


 자신의 세뇌충이 알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세뇌독 푸는것을 감지한 라피르는 계획이 성공한것에 기뻐하던중 문득 자신의 세뇌충이 알을 깨고 들어간 자리가 서서히 메워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덕분에 뒷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겠군'이라며 클클 거리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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