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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어느 노란 나비의 일기

  • 2019.10.23 15:01
  • 조회수221

[제우르 센트로. 한때 한 저택의 집사였으나, 제인의 결속으로 인해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되어 그의 시중을 들고 있다. 최근엔 그의 비밀 역시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던 터라, 몇 안되는 이들처럼 입이 단속된 자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는 비록 평범했으나,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75세의 늙은이였다.]


-영혼 정리본 中(흑장미)-




"주인님, 오늘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집 안에 들어와도 벗지 않던 베일이 없어져있자, 작은 나비는 창고에서 새 베일을 가져다 주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지 못한 채 제 날개 위에 있는 베일을 집어든 제인은 몹시 불안해보였다. 평소다운 여유로움따위는 안중에도 없어보였다. 더 알고 싶어 입을 열려 한 그때, 흑장미의 눈치를 받았다. 결국 베인은 쓰러질 듯한 몸을 겨우 가눈 채로 소파에 몸을 맡겼다. 평소같았으면 금했을테지만... 집사일만 50년, 스스로의 행동은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을 안 늙은 나비는 조심스레 제 모습을 드러내었다. 


"주인님, 여기 물입니다."


 하얀 장갑에 잡힌 물컵이 겨우 보이자, 제인은 마른 입을 떼어 물을 목구멍 너머로 떠넘겼다. 겨우겨우 정신이 들었는지, 베일 틈으로 드러낸 검은 장미가 얼굴을 가득 채웠다. 슬슬 날이 다가옴을 눈치챈 흑장미는 갈증이 심각한 상태였다. 제인이 기절할 정도로 갈증을 느끼는 현상 역시 극초반일 뿐이었다. 비록 갈증이 느껴진다 해도, 정확한 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심지어 흑장미 본인 마저 알지 못했다. 당분간 외출은 불가능해 보이자, 늙은 나비는 착잡함이 느껴졌다. 시중을 드는 고통보다, 온 몸에 구멍이 뚫려 장미의 고통을 느껴야 하는 제인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무런 말도, 움직임도 못한 채로 일년에 몇 번씩 고통과 싸우는 그를 도와주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다시 작게 돌아온 늙은 나비는 그의 머리맡에 조용히 앉아 날개를 접고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그가 잠시나마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일상

댓글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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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4 10:36
    잘가.(..나비의 인영이 사라질때까지 손짓했다)
  • 작성자 2019.10.24 10:33
    @긴린 ...그렇습니까.(김이 빠진 표정에 좀더 재미있는 질문을 생각해볼 걸 그랬나 미안해하면서도 안심이 되었다.) 그럼 다음엔 좀 더 재미있는 질문을 들고 오도록 하죠.(안심하고는 풀어졌는지 이내 활짝 웃으며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아가씨.(반짝이는 눈부신 빛을 내며 변한 작은 노란나비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반짝이는 가루를 남겼다.)
  • 2019.10.24 10:30
    그걸 꼭봐야되?굳이?본적은없지만.호기심이 안생기는걸...(질문에 좀 김이셌다
  • 작성자 2019.10.24 10:27
    @긴린 .....(질문이란 말에 고개를 살짝 들었다. 머릿속을 가득 메운 수많은 질문 중, 딱 하나를 골라들었다. 긴장감에 마른침이 꼴깍 넘어갔다.) ..아가씨는, 제인님의 눈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 2019.10.24 10:24
    이제 집에 다왔네....데려다준 기념으로 질문하나 받을게.
  • 작성자 2019.10.24 10:22
    @긴린 ...주인님을 신뢰하고 계시는군요.(제우르는 내심 불안해졌다. 만약 제인이 진심으로 그녀와 지내는 걸 즐겁게 여긴다 해도, 그와 신뢰의 길을 튼 자들의 최후를 너무 많이 목격했다. 그녀도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제우르는 그녀의 집에 도착할때까지 그녀가 웃으며 이야기를 꺼내도 시원찮은 웃음만 지을 뿐 별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 2019.10.24 10:19
    같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기울다가 다시 하늘을 본다)제인이가 잔인해도 나에게만 안하면되.설사 나에게한다해도 제인인 제인인걸..(싱긋)
  • 작성자 2019.10.24 10:15
    @긴린 아가씨는 아직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습니다. 아직 만난 지 일주일도 안되셨으니까요. (모든 걸 안다는 듯이 흠흠거리며 웃는다.) 사실 주인님께 한번 정말 잔혹하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죽이기는 커녕 오히려 칭찬으로 들으시더군요. 저도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악마에게 물들어버린걸까... 제우르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니 기울였다.)
  • 2019.10.24 10:09
    ...(뭐가좋은건지 체감이 안되는 앤은 조용히있기로 했다.).....그렇구나.(하지만 별세계이야기다. 제인이 자신에게 홰내는것이 상상이안간다)....사실뭔말인지 모르겠어. (갸웃)좋은말이긴 한데 너 뼈때리고있잖아.
  • 작성자 2019.10.24 10:06
    @긴린 늘 웃고는 다니시죠. 그 의미가 다를 뿐입니다. 집에 오실 때마다 신나보이셨는데 아가씨덕분이었군요! 요즘은 진짜 웃음이 보일 정도로 많이 누그러지셨습니다.(기쁜 마음에 방방 뛸 것 같은 제우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2019.10.24 10:02
    나보면 맨날 웃던걸.얼굴에 뭐있는줄알았어.(지금도 얼굴홱인을 슬쩍해본다) ....
  • 작성자 2019.10.24 09:58
    @긴린 허허 참, 주인님도 사람을 만나다 보니 바뀌는 날이 있군요.(같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가씨. 주인님은 말이죠,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자들은 절대 돌려보낸 적이 한 번도 없으십니다. 심지어는 의뢰인이나 아군까지도요. 극소수의 몇몇은 미친 상태로 나가긴 했지만, 그것도 제인님이 재미로 보내신 거랍니다. (한숨을 푹 내쉰다.)정말 잔혹한 분이셨죠. 그런 대접을 받은 건 아가씨가 처음일겁니다.
  • 2019.10.24 09:52
    착하다는말에 갸웃거린다 생소했다).....(당황)....어...그때 그나비가 너구나.어..(오늘따라 머리회전이 더딘거같다고 느끼면서)...난 벌써 여러번간거같은데 제인의 집이 그렇게 가기가어려웠나?(갸웃) 제인 착하잖아. (별빛과달빛을  돌아보며) 저기위에 있는 달같아.
  • 작성자 2019.10.24 09:47
    @긴린 그러시니 저에게 예쁘다고 불러주시던 게 기억에 남네요.(허허 웃는다.) 사실, 주인님이 저택 안으로 누굴 들여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어떡해 해야할 지 잘 몰랐습니다. 착하고 어진 분이라 참 다행이네요.
  • 2019.10.24 09:42
    한번 나비를먹어본게 기억에남아서 먹을뻔한건 미안.(고개를 살짝 숙인다)...그러게.두번째야. 넌 영혼이 맑구나...(얼굴위를 쳐다보며)
  • 작성자 2019.10.24 09:39
    @긴린 저렇게 보이셔도 수 번을 이겨내신 분입니다. 내일 괜찮으실 겁니다.(고통이 끝날 때 즈음엔 항상 평소대로 돌아온 제인이었으나, 날이 오면 제우르 마저 불안해지는 건 거짓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우리 두 번째 만남이군요.(인상좋은 노인이 해맑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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