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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베일

  • 2019.10.23 13:07
  • 조회수142

"저기있다!!"


"저 신사를 잡아라!"


 한 골목에서 뛰쳐나온 무리는 온갖 날붙이를 들고 광장을 가로질러갔다. 검은 망토를 펄럭이던 의문의 신사가 잿빛의 숲 속으로 들어가자 굵은 장미덩굴이 숲의 입구를 막았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 시도했지만 고결한 장미덩굴은 흠집 하나 나지않았으니, 사람들은 반쯤 날아간 정신마저 날아가기 직전이었다.




 한편, 제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무에 등을 기대었다. 오랜만에 제 할일을 한 다리는 힘이 빠진듯 풀려 눈밭에 주저앉았다. 하필 도적들에게 꼬여선 베일이 찢어져버렸다. 다시는 일으키지 않고 싶었던 일이 일어났고, 그의 머릿속은 커다란 종이 울리듯 웅웅거렸다. 계약 징표의 대가를 이겨내는 건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컸다. 늘 다독여주는 건 원인인 장미였다. 그의 머리에 자리잡은 작은 장미는 조심스레 팔을 뻗어 그를 위로하듯 눈가를 맴돌았다.


#일상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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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5 02:03
    (당신을 마주하자, 붉은 빛을 마주한듯한 착각이 든다. 잠깐 어색한 미소가 스쳤지만, 금새 평소의 넉살 좋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야~ 엄청 영광이네. 유일하게 살아나간 연합군! 목숨 잘 지키고 있을테니까 다음엔 맛있는거라도 가져와야 한다? (당신을 향해 한쪽 눈을 찡긋하고는 덩쿨이 사라지자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친다.)
  • 작성자 2019.10.24 21:55
    @페테더스트 
    (손을 잡는가 싶더니 제 앞으로 끌고 와 얼굴이 마주보게됬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붉은 반사광이 희미하게 빛난다.)운 좋은 줄 알아, 네가 유일하게 살아나간 연합군이니까.(그러곤 손을 탁 놔버리더니 뒤를 막고있던 장미덩굴이 모습을 슬금슬금 감췄다.)빨리 나가. 다음에 볼 땐 목숨간수 잘 하고 오라고, 친구.
  • 2019.10.24 17:40
    하하, 알아요. 그런 칭찬 자주 듣는답니다~ (방금 전 일은 잊은 듯 넉살 좋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라? 그럼 나도 놓을래요. 괜찮지? (당신의 말에 빠르게 말을 놓곤, 악수하자는 듯 손을 내민다.)
  • 작성자 2019.10.24 07:30
    @페테더스트 말 하나는 따박.따박. 잘 하시네요.(제 겉옷을 툭툭 털더니 당신 앞으로 다가온다.) 오늘 내 상태가 안 좋은 걸 다행인 줄 알아요. 아 참. 앞으로 자주 볼 지인이라 말은 놓아도 되죠?(여유롭지만 날이 서 보인다.)
  • 2019.10.24 06:33
    (줄기가 끊기자 몸이 아래로 떨어지는걸 느꼈다. 줄기의 파편을 발판삼아 공중제비를 돌고는 땅에 손을 짚으며 착지한다. 그 과정에서 놀란건지 자기도 모르게 짧게 욕을 한다. 자신이 안전해졌다는 걸 느끼자 화를 낸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강조하면서 따박따박 말하기 시작한다.) 아니! 내가, 사탕도, 줬는데, 너무한거 아닌가요? 이대로 황천길 가는 줄 알았어요! 우리 아기고양이들 밥은 누가 주나 걱정했네!
    //괜찮습니다! O.<
  • 작성자 2019.10.23 22:01
    @페테더스트 (인간 사냥은 오랜만이라 막무가내로 당신을 붙잡았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 지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몸을 지탱하기엔 힘이 많이 없다. 아마, 저 팔팔한 인간녀석을 대하다간 나도....) ...그런 거 아닙니다.(이와중에도 돈 이야기를 하는 건가. 일단 그녀에 대해 대충 짐작이 됬으니.) 일단은 내려드리겠습니다.(바로 줄기가 투툭 끊어져 당신은 공중에서 떨어진다.)
    //아ㅏ이고 죄송합니다..ㅠㅠ 답장 기다리느라 자버렸어요... 계속 이어주셔도 괜찮습니다!
  • 2019.10.23 16:36
    아니...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요. 우리 말로 대화하자! 군단 사람이라고해서 수화로 대화하는건 아니잖아요,그치? (어색하게 농담을 하며 웃고 있었지만 다급한 듯, 속사포로 말한다.) 아니 군단 사람들은 도움을 공중부양으로 갚는 풍습이라도 있나요? 뭐 필요한거 있어요? 돈?
  • 작성자 2019.10.23 16:25
    @페테더스트 (브리크리덴...브리크리덴... 이 자는 인간이 확실하군. 인간이라는 존재의식이 점점 바뀌어가자 그의 목적 역시 바뀌어갔다.) 그럼, 당신이 잘못했죠, 아르노셀 연합군. 당신은 직접 제 발로 적군의 구역에 들어온 거라구요. 알고는 있나요?(이내 줄기가 몸을 휘감더니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다. 처음에 봤던 불안한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여유로운 웃음을 되찾은 신사만이 팔짱을 낀 채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 2019.10.23 16:18
    (발목에 감기는 덩굴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당신을 본다.) 어....혹시 나 뭐 잘못한거 있나? 음, 그럼 내가 사과할게요. 내가 잘못했다,그치? (당황해서 일단 사과한다. 당신의 눈치를 보다가 쭈글쭈글한 표정으로 궁시렁거리며) 아니 근데 사탕도 받았잖아..... 브리크리덴에서 제일 맛있는 집 사탕인데....
  • 작성자 2019.10.23 16:09
    @페테더스트 (아, 어쩜 이리 천연덕스러운지. 아니면 순수할 정도로 멍청한건지. 제 적을 앞에 두고도 저런 소리가 나올까. 슬슬 웃던 그의 머릿속에 어떤 검은 안개가 드리우고 있었다.) 도움이요? 주신다면 감사하죠.(웃으며 손가락을 튕기자 당신의 발이 덩굴에 단단히 감긴다.) 당신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말입니다.
  • 2019.10.23 15:57
    나도 반가워요. 새로운 지인을 사귀어서 두근두근하죠? (당신의 기분을 모르는 듯 눈치없이 말하며 넉살 좋게 웃는다.) 앞으로 자주 볼 사이니까, 잘 부탁해요~ 그래서 제인은 무슨 급한일을 하고 있었죠? 도움이 필요한 일인가요?
  • 작성자 2019.10.23 15:53
    @페테더스트 (부담스러운 눈반짝임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습관처럼 입은 웃고 있었다. 적어도 당신에게는 입밖에 보이지 않으니까.)반가워요, 더스트 씨. 전..음.. 그냥 제인이라고 불러줘요.(주머니에 든 레몬사탕을 매만지다 눈이 묻은 망토를 살살 털어낸다.)
  • 2019.10.23 15:48
    어? (당신의 말에 멍청하게 눈만 깜빡이다가, 자리를 바로 잡는다.) 아! 소개가 늦었네요~ 위클리 갈루스의 기자! 페테 더스트입니다! 딱 봐도 나쁜사람은 아닌 것 같잖아요, 그쵸? 봐요! 이 결백한 눈을! (최대한 순수한 척을 하며 당신을 바라보다가 레몬사탕을 주머니에 찔러넣어준다. 이건 뇌물이에요,라고 덧붙이며.)
  • 작성자 2019.10.23 15:41
    @페테더스트 아, 그게 사실은-.(무엇이든 말해줄 것 같은 입이 굳은 것 마냥 다물었다. 순간 쎄한 느낌이 몸을 쓸고 지나갔다. 아무 말 없이 주스가 담긴 통을 톡톡 칠 뿐이었다.)..저기 죄송한데, 누구시죠?(분명 자신이 아는 사람은 아닌데..)
  • 2019.10.23 15:37
    체하지 않도록 천천히 마셔요...(혹시 당신이 체하기라도 할까봐, 옆에 쪼그려앉아서 지켜본다. 여차하면 등이라도 두드려 줄 기세로 당신을 보다 고개를 갸웃하며) 일이요? 많이 급한일인가 보네요? 시간에 쫓기는 일인가요?
  • 작성자 2019.10.23 15:31
    @페테더스트 (갑작스레 들어온 당신의 모습에 놀라 움찔거렸다. 다행인지 아닌지, 눈가엔 머리카락 덕분에 얼굴이 가려져있다. 계속 주의를 주는 흑장미의 속삭임을 잠시 무시하곤 당신이 주는 쥬스를 받아든다.)..고마워요. 그게, 일이 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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