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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브리크리덴 국경의 한 바에서.(3)

  • 2019.10.04 16:30
  • 조회수96

 부부가 들어온 건 자정 즈음이었어요. 옷을 잔뜩 껴입고 와서는 제게 다짜고짜 저희를 숨겨달라고 했죠.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들에 대한 행방을 묻는 것 같으면 못 봤다고 시치미를 때라고 부탁받았어요. 저는 아무 말도 않은 채 그들을 가게 화장실에 숨겨주었어요. 몇 분이 지나자 진짜 군인이 와서 옷을 껴입고 다니는 두 사람을 ** 않았냐고 물었지만, 저는 약속대로 못 봤다고 이야기했죠. 군인이 가고 나자 부부를 화장실에서 나오게 한 뒤 지금 만들고 있는 칵테일과 같은 것을 대접해주었어요. 부부는 조용히 칵테일을 마시고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죠. 위브릴이 너무 큰 잘못을 저질렀어. 적어도 우리의 몫은 속죄를 해야 해. 칵테일을 다 마시고 나서 부부는 서로의 가니쉬를 나누어 먹고는 자리를 떴어요. 그 일이 있고 일주일 후 브리크리덴 수도에 디아산스 위브릴의 야망을 샅샅히 털어놓은 문서가 떠돌기 시작했죠. 그래서 전 그 부부가 위브릴의 비밀을 털어놓은 장본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뭐,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요. 

 이야기가 끝나자 군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니쉬로 나온 시트럿 슬라이스를 텅 빈 잔에서 빼내 우물우물 씹기 시작했다. 바텐더 또한 아무런 대꾸 없이 군인을 쳐다보기만 했다. 가게에서는 마부의 코 고는 소리와 벽난로에서 장작 타는 소리만이 맴돌았다. 이윽고 정적을 깨고 바텐더가 입을 열었다.

 “이번엔 제가 살 테니 한 잔 더 마실래요? 하나도 안 취하신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자네의 이야기를 듣느라 취기가 달아났어. 몸은 충분히 후끈후끈해졌지만, 가게 주인이 쏘는 걸 거절할 이유는 없지. 간단하게 맥주 하나 주게.”

 “좋아요.” 바텐더는 벽장에 바싹 붙어서 맥주를 찾기 시작했다.

#공모전 #아르노셀글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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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2019.10.05 03:09
    @라게시리아 감사합니다!
  • 2019.10.05 03:03
    잘보고 있습니다
  • 작성자 2019.10.04 16:31
    중간에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은 '보았냐고'라고 해석해주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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