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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브리크리덴 국경의 한 바에서.(2)

  • 2019.10.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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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이 가게 문을 열자 벽난로의 따뜻한 연기와 주홍빛의 불빛이 그들을 휘어잡았다. 군인은 마른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고 나서야 그곳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넓어 보이는 외관과 다르게 안은 의외로 작고 소박했다. 왼쪽 벽을 통째로 가리고 있는 술 보관용 벽장과 바텐더를 볼 수 있는 사이드 테이블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공간에는 겨우 사인용 테이블 세 개만이 있었다. 바텐더는 보랏빛 머리의 젊은 여성이었는데, 희한하게도 얼굴의 반쪽을 가면으로 가리고 있었다. 그녀가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밝게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이윽고 마부가 말했다.

 “지금 술 주문이 가능한가요? 날이 추워서 몸을 녹여야 할 것 같습니다요.”

 그러자 바텐더는 활짝 웃으며 그녀의 뒤쪽에 있는 벽장을 살폈다.

 “물론이죠. 진, 럼, 위스키, 보드카 주문 가능합니다. 아! 맥주도 있고 원하신다면 칵테일도 만들어드려요!”

 “그럼 저는 맥주 큰 사이즈로 주십시오. 고객님은 뭐 드시렵니까?”

 “보드카가 몸을 덥히기에 좋겠지. 40%짜리로 먹어볼까”

 바텐더는 빠른 손놀림으로 맥주와 보드카를 차례대로 내어줬다. 빠르게 맥주잔을 비운 마부와 달리 군인은 보드카를 천천히 마시며 바텐더를 향해 말문을 열었다.

 “젊은 사람, 그것도 위브릴 사람이 친히 국경을 넘어서 장사하는 이유가 뭔가?”

 바텐더는 고개를 기웃거리더니, 탁자 밑에서 문서 하나를 꺼내 군인에게 보여주었다.

 “로시 마티니께서는 제국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위브릴에서 브리크리덴으로 이주했음을 알립니다.. 이주민이었구만, 자네.”

 “확인하셨으면 그 문서 저한테 돌려주실래요? 오해를 자주 받아서 쓸 일이 많거든요. 오, 순순히 돌려주시네요. 그쪽들은 군인과 마부 관계이시죠?”

 “우리처럼 국경으로 발령 오다가 이곳으로 오게 된 군인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나 보구먼.”

 “대부분은 그런 이유로 여기를 방문하죠. 예전에는 위브릴에서 야반도주한 부부가 온 적도 있었어요. 나우르에서 용병 일을 하다가 국경을 넘어버린 모험가도 봤고요.”

 “잠깐, 나우르의 용병 일은 그렇다 치고, 그 무서운 위브릴에서 야반도주를 한 부부가 있다고? 흥미가 생기는데, 좀 더 들려주게.”

 “그럼, 한 잔 더 시키면 그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마부의 생각을 묻기 위해 군인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미 마부는 맥주 말고도 독한 럼을 세 잔이나 넘기고 잠에 들어 있었다.

 “이런, 아가씨 혼자 운영하는 곳에서 우리 마부가 실례를 저질렀네. 나한테 만이라도 그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나?”

 “괜찮아요. 뭐를 시키시겠어요?”

 “칵테일이 좋겠군. 자네가 원하는 걸로 한 번 만들어주게.”

 좋아요, 라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바텐더는 서둘러 몸을 움직여 하이볼 글라스를 가지고 왔다. 그러고선 글라스에 얼음을 채우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모전 #아르노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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