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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레이드]연합 소속 공무원이 되려면 말이죠...

  • 2019.10.03 14:03
  • 조회수101

리테라 가문 본가에서, 가족들과의 짧은 해후를 마치고 막 출발하려던 와중, 가문 소속의 통신 마법사가 달려왔다.


"헉헉, 아카드 리테라님! 통신 왔어요! 수도에서 밀러 님이 거셨습니다!"


나는 얼른 받으면서도, 의아해했다. 그놈이 지금 걸 일이 뭐가 있다고?


"어, 밀러.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비싼 마법통신을 쓰냐?"


나는 대수롭지 않게 물어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상상 이상이었다.


"너는 휴가 가서 못 받았는데, 공문 왔다! 연합 소속 공무원 보직결정 1차 시험 일정. 오늘부터 1주일 뒤."


"그게 무슨 문젠데? 1주일이나 남았잖아."


"문제는 말이다... 시험장이 나우르 중부란 거다. 체력시험도 겸한다면서 미친 연합 관계자들이 나우르의 페이톤 시를 시험장으로 정해놨다고! 국장님이 이거 받아보실 때 욕했다. 아카드 걔 잡을 일 있냐고."


...망했다. 우리 리테라 본가가 있는 일테르 주도는 브리크리덴 서쪽 끝이니, 최대한으로 달려도 일주일 걸릴까 말까다. 중간에 아무 사건 없다는 가정 하에.


옆에서 듣던 아버지는, 당장에 근처의 커다란 마차 대여소에서 장거리로 급행 마차를 빌렸다. 브리크리덴의 남부 가도를 타면 남동부 국경까지는 닷새면 도착한다면서. 거기서 다시 최대한 빨리 가면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빨리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다.


그렇게 출발한 마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휴게소마다 말과 마부를 바꿔가면서 달렸다. 속으로 아버지께서 이걸 급하게 빌리시느라 얼마나 쓰셨을까를 걱정하며, 시험 과목들을 공부했다. 다행히도 나는 체술은 최소 기준만 맞추면 되었고, 받은 검도 있었으니 몸 단련은 딱히 연습하지 않아도 되었다.


닷새째 되는 날, 브리크리덴 남부 가도의 마지막 휴계소를 지나서 종점으로 달릴 때, 무언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지금까지 한 번의 사고도, 말썽도 없이 달려왔는데, 마지막까지 괜찮을라나? 설마.' 하는.


아니나 다를까, 종점에서 일이 났다. 브리크리덴 남동부 끝의 아렐 시 근방은 나우르, 위브릴과의 접경지이고, 두 나라 모두 호전성과 위험성으로는 따를 자 없는 곳이라-위브릴은 요즘 들어 존재 자체가 위험이니까-자주 레이드가 이루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큰 레이드였는지, 사망자가 나온 듯 했다. 물론 전투란 게 언제나 그러하듯이, 사상을 동반할 수 밖에는 없지만,

문제는 바로 토벌관리국의 행태. 내무부에서 일하며, 지방 소속 관청들 중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레이드 팀에 사전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상자와 사망자에 대해 보상 밎 치료에 관한 안내와 지원을 해주어야 하건만. 관료라고는 모험가들의 항의를 쩔쩔매며 받고 있는 하급 공무원 한 명 뿐.


"저기요, 우리 동료 중에 죽은 사람이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관청에서는 사전에 지원조차도 해 주지 않았고, 심지어 지금 별 조치도 하지 않고 있잖습니까!"


"흑흑... 미루에티 님.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되는데..."


나는 머리를 짚었다. 


'하아, 어떻게 해야 한담. 여기서 처리를 하고 넘어가야 하나? 아니면 그냥 계속 가던 길 가야 하나? 나도 일정이 바쁜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하지? 젠장. 그래, 내가 언제 이런 것 그냥 넘어갔었나.'


"저기..."


"이런, 넌 또 뭐야? 저기 예예거리기만 하는 저 공무원이랑 같은 소속이냐?"


"아니, 공무원은 맞습니다만 저쪽 소속은 아닌데요..."


이런. 시작부터 홀대받는다. 뭐, 지금 이쪽에선 전담 공무원들에 대한 평이 좋지 않을 것 같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나는 몸을 돌려 공무원한테 물었다.


"저기요, 당신 브리크리덴 동부 토벌관리국 소속 맞죠? 무슨 일입니까?"


그는 쩔쩔매며 답했다.


"어... 저희 토벌관리국 측에서 미흡했던 건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만... 지금 민원이 있길래 받아 가려고 하는 중입니다."


반대쪽의 모험가들에게 다시 아우성이 들려왔다.


"민원? 민워언? 사람이 죽었는데 민원이라고? 상황이 반대였어도 그런 태도일 거냐!"


나는 그 하급 공무원한테 말했다.


"상급자 나오라고 하세요. 저 브리크리덴 중앙 공무원입니다. 근처에 국 사무실 있는 것도 알고, 여기로 오는 금액 그것도 못할 만큼 적지 않은 것도 압니다."


10분 만에, 그곳 과장이라는 사람이 왔다.


"아니, 아무리 중앙 공무원이라도 그렇지요, 여기는 저희가 담당하는 곳입니다. 미리 공지도 없이 이렇게 오시는 건..."


나는 그 말을 끊으며, 맞받아쳤다.


"하아, 그냥 가던 길이었습니다만, 이건 해결하고 가겠습니다. 제가 비용 담당할 테니, 브리크리덴 감찰부, 그리고 내무부랑 통신 연결하시고,  동부 지역 감찰국도 부를 겁니다."


"헉!"


과장이라는 사람은 놀라며 허겁지겁 사무실로 뛰어갔고, 하급 공무원은 주저하더니 그 사람을 쫓아갔다.


나는 결국 감사를 기다려 비리를 잡아낼 때까지 머무르기로 했다.


'하아, 내가 죽은 사람을 살릴 이능은 없지만, 더 이상 일이 나게 하지 않을 능력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내 속에 맴돌았고, 또 다른 한구석에서는 연합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근처에서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게 될까에 대한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결국 두 가지 일 모두를 해결하기에는 발목을 잡았다. 이번 사건을 끝내는 데에는 내가 사흘을 함께하게 되었고, 결국 늦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시험장에 가긴 해야 한다는 생각에 페이톤 시까지 갔는데.


나에게 그것은 기적이었다.


"네? 진짜요? 시험 시작이 미뤄졌다고요?"


밀러가 말한 '미친 연합 관계자'가 사실인 말이었는지, 페이톤 시 교외에 마련한 시험장이 몬스터에 의해 불에 타며 시험이 미뤄진 것이다. 안전한 시내에 종합 시험장을 다시 마련할 때 까지, 열흘 정도 미뤄졌다고 했다. 내가 도착한 당일부터는 나흘이 남은 셈이었고, 나는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한동안 하지 않았던 기도까지 할 만큼.


그렇게, 레이드를 한 모험가 일행에게 축복을 빌며, 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던 와중, 일을 기억하며 계속 든 생각이 있었다. 


미루에티였지. 그 죽었다는 모험가 이름이. 나는 그녀를 볼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빌었다는 것이었다.

#아르노셀글 #레이드 #공모전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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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7 09:33
    이 게시물은 [히든스토리]로 판정됩니다./
    곧 #태그를 기준으로 한 분류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며
    "#히든스토리"를 게시물에 포함시켜주시면 목록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꼭 넣어주세요!
  • 2019.10.03 14:58
    짝짝!!
  • 2019.10.03 14:27
    와... 어떻게 글을 이렇게 쓰시는지 감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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