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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 (feat. 미루에티)

  • 2019.10.03 13:33
  • 조회수125




The Resurrection
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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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이를 되살리는 기적은 강대하고도 위대하며, 비밀스럽고도 섬세하다. 황금가지회의 오라클, 테스 스레이미브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반쯤 자부했다.


    그녀는 잠시 시리앙마르의 본교에 다녀와야 했다. 그 와중에 고블린들의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여겼고, 테스 스레이미브는 몸을 물에 담그어 여독을 풀고 옷가지를 가지런히 하는 것에 신경을 쏟았다. 


    그 치열했다고 알려진 전투에서 사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늘의 해질무렵이었다. 


    이레 낮 이레 밤이 지나면 죽은 자를 살려서는 안된다. 테스는 비밀스럽고도 위엄있는 고위 기적 교본에 적힌 '대기적 : 소생'의 주의문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레 낮과 이레 밤이 지난 시신을 되살린다면, 그것은 영혼이 없이 움직이는 시신일 뿐이다. 생명은 주었되 영혼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영혼 없는 생명이 얼마나 추한지는 여러분 또한 동화책 속에서 많이 읽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한 남자의 염원은 그녀에게 전해졌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었다. 그녀와 황금가지의 커다란 지팡이가 올바르게 춤 출 수 있는 시간이 삼십분은 족히 남아있었다.


    "미루에티? 성은 없나요?"


    시리앙마르의 모든 성직자들이 마법사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케임드웨이브의 마법사 아니라 위브릴의 마법사일지라도, 그들의 영혼이 맑고 깨끗하며 그들의 사상이 위대하고 존중받아 마땅하다면 황금가지회는 경의를 표한다. 


    "성은...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는 장의사였다. 장의사가 고위 신관을 찾아온 이유는 하나였다. 장례를 치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녀의 시신 앞에는 아르노셀 연합원들 중 몇 명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각자 중구난방의 신에게. 들어줄 리도 없는 기도를 계속 올리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매를 데리고 있는 이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를 안고 돌아왔던 남자도 있었다.


    "제 상황파악이 옳다면, 장의사 분께서 시신의 앞에 신관을 데려온 셈인데..."


    동화책에서도 이런 조합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죽은 이에게 주는 안식은 평온함이라고 아무리 제가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하기사, 저라고 해도 제가 고블린에게 목이 따였다면편하게 눈감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그래서, 그녀를 되살려달라는 건가요?"


    되살린다. 그 한 마디에 기도하던 사람들의 눈빛이 테스 스레이미브에게 쏠렸다. 절대적인 긍정의 제스쳐였다. 테스는 하늘을 잠시 쳐다보았다.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붙잡아 오는 것은 어려운 기적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에게는 어려운 기적이 아니었다. 그 영혼과 대화를 하는 것도, 그 영혼을 잡아 사역마로 부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빼앗길 것에 대한 선택권을 신에게 넘겨준 자는 그만큼 굉장한 총애를 받았고, 그녀는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 영혼을 다시 본래 몸에 깃들여서 되살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영혼 잃은 몸은 생명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새어나가고, 이것은 잘못하면 그 영혼에게 크나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제 몸이 썩어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꼴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면서 생긴 구멍으로 생명이 새어나간다고 그녀는 배웠다. 하지만 그 구멍으로 다시 영혼이 들어간다 한들, 뚫린 구멍이 메워지는게 아니다. 그 영혼의 껍질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가 문제의 관건이었다.


    "좋아요. 하지만 이 안식에 드신 분의 몸 반경 30피트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면 안 됩니다. 제가 그녀에게 불어넣는 생명력을 거머리처럼 대신 빨아먹고 싶은게 아니라면요."


    테스는 수락했다. 그녀는 미루에티를 살림으로서 얻는 연합군의 사기 진작과, 자신이 감내해야 할 희생의 무게를 저울 위에 놓고 쟀다. 그녀는 스스로가 조금 더 일찍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 소생 기적의 사용으로 그녀는 생명 연장의 기적을 쓸 수 없을 것이다. 마땅한 결과였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한 회분의 일생을 죽은 미루에티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의 생명력을 빚어서 그녀의 영혼 껍질에 난 구멍을 메워주는 것이다. 더 이상의 생명이 새지 않도록.


    그녀는 바쳐야 할 것을 정했다. 두 번 살 수 있는 자신의 생명 중 한 번을 고스란히 바치는 것이다. 신에게서 그에 대한 보답으로 주는 것은 미루에티의 영혼이 웅크릴 새로운 껍질이었다. 영혼의 껍질, 그것은 마치 태아가 사는 그곳처럼 생명력으로 충만한 곳이었다. 사람들이 마음이라 부르는 것이었다. 점차 살면서 상처를 입으며 껍질이 갈라지고, 생명력이 새어나가면서 사람은 늙고 또 죽는 것이다. 최소한 황금가지회에서는 그렇게 가르쳤고, 테스는 그것을 의심없이 믿었다.


    사람들은 모두 30피트 밖으로 사라졌고, 아직 석양이 완전히 지기 전에 행하는 테스의 의식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테스 스레이미브는 품에서 여섯 개의 밀랍 초를 꺼내 불을 붙였고, 커다랗고 덜 세공된 루비를 미루에티의 차갑게 식은 몸 위에 올려뒀다. 꿇어앉은 순백의 신관이 읊은 짧은 기도문이 제식의 전부였다.


    하지만 오로지 신비에 대해 깨우친 이만이 알 것이다. 그녀가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고, 이 의식이 얼마나 일생에 보기 드문 것인지. 


    저문 석양 너머로 스러지는 구름처럼, 숨결이 사라졌던 어린 마법사의 입술에 다시금 호흡이 깃들었다. 테스는 천천히 멀어져가는 의식을 겨우 붙잡고 미루에티의 작은 손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두 번의 일생 중에서 한 번을 바친 댓가는 크나큰 격통이었고, 테스 스레이미브는 마치 영혼의 절반이 사라진 것과 같은 커다란 허망함과 숨막힘을 느끼며 나동그라졌다.


    멀리 미루에티의 소생에 환호하던 이들의 걱정스러운 외침이 들렸다.


    그래도 기분이 썩 괜찮았다. 이대로 이틀만 푹 잠들어있으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책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는거지, 그게 정말로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늦어도 일 주일 안에는 일어날 것이다. 이레 낮과 이레 밤 동안 몸에서 영혼이 떨어져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마땅한 댓가였다. 





공백제외 2,266자






다들 소생을 염원하시고, 오피셜 계정의 '소생을 원한다면 글/그림을 통해 되살려주세요.'도 확인했기 때문에 작성해봤습니다! 만약미루에티 오너 본인분이 소생을 원치 않으신다면 댓글로 찔러주세요...!!




#소생 #미루에티 #고블린레이드 #히든스토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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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7 09:34
    이 게시물은 [히든스토리]로 판정됩니다./
    곧 #태그를 기준으로 한 분류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며
    "#히든스토리"를 게시물에 포함시켜주시면 목록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꼭 넣어주세요!
  • 2019.10.03 14:05
    (정말 멋진 글이에요ㅜㅜ 감동했습니다) 저의 마음이 닿은 것 같아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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