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장" 에 대한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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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우르 센트로. 한때 한 저택의 집사였으나, 제인의 결속으로 인해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되어 그의 시중을 들고 있다. 최근엔 그의 비밀 역시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던 터라, 몇 안되는 이들처럼 입이 단속된 자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는 비록 평범했으나,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75세의 늙은이였다.] -영혼 정리본 中(흑장미)- "주인님, 오늘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집 안에 들어와도 벗지 않던 베일이 없어져있자, 작은 나비는 창고에서 새 베일을 가져다 주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지 못한 채 제 날개 위에 있는 베일을 집어든 제인은 몹시 불안해보였다. 평소다운 여유로움따위는 안중에도 없어보였다. 더 알고 싶어 입을 열려 한 그때, 흑장미의 눈치를 받았다. 결국 베인은 쓰러질 듯한 몸을 겨우 가눈 채로 소파에 몸을 맡겼다. 평소같았으면 금했을테지만... 집사일만 50년, 스스로의 행동은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을 안 늙은 나비는 조심스레 제 모습을 드러내었다. "주인님, 여기 물입니다." 하얀 장갑에 잡힌 물컵이 겨우 보이자, 제인은 마른 입을 떼어 물을 목구멍 너머로 떠넘겼다. 겨우겨우 정신이 들었는지, 베일 틈으로 드러낸 검은 장미가 얼굴을 가득 채웠다. 슬슬 날이 다가옴을 눈치챈 흑장미는 갈증이 심각한 상태였다. 제인이 기절할 정도로 갈증을 느끼는 현상 역시 극초반일 뿐이었다. 비록 갈증이 느껴진다 해도, 정확한 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심지어 흑장미 본인 마저 알지 못했다. 당분간 외출은 불가능해 보이자, 늙은 나비는 착잡함이 느껴졌다. 시중을 드는 고통보다, 온 몸에 구멍이 뚫려 장미의 고통을 느껴야 하는 제인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무런 말도, 움직임도 못한 채로 일년에 몇 번씩 고통과 싸우는 그를 도와주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다시 작게 돌아온 늙은 나비는 그의 머리맡에 조용히 앉아 날개를 접고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그가 잠시나마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일상샌장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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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x.xx.xxxx. 길을 걷던 도중, 곰덫에 걸린 한 인간을 만났습니다. 도와주려고 달렸지만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죽어있더군요. 그래도 그의 보석 하나만큼은 생기를 머금은 채 떨어지는 눈의 결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조금 아쉽게도 그는 하나밖에 없었지만 개의치 않고 손을 뻗어 보석을 쥐었습니다. 덫에 걸린 까만 덩어리는 곧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녔죠. 그가 자유로워졌길 바랍니다. xx.xx.xxxx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 꽃밭이 엉망이 되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작은 인간이 귀여운 습격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눈에서는 물방울을 떨구며 잘못했다고 비는 모습이 참 안타까워 그의 보석을 하나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녹색의 빛은 나를 매혹시켰고 이 생기를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작은 병에 보석과 물을 채웠고, 지하창고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습니다. 습관이 될 것 같아 무서울 정도군요. 성취감이란 이런 힘을 가졌던가요. xx.xx.xxxx 오늘이 딱 100째 보석병을 채운 날이었습니다. 지하 창고에 있는 찬장에 모든 보석을 정리해두니 뿌듯함이 밀려왔고, 난 이 일에 동참해준 작은 흑장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소원이 있냐고 물어보았으나 묵묵부답이길래, 아직은 원하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데 작고 귀여운 덩굴이 제 머리로 올라왔군요. 무슨 일이- (마지막 페이지의 끝과 그 뒤로 남은 페이지는 모두 새빨갛게 물들어있다.) #일상샌장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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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 지금 뭐하는거지.. 뭘 어쩌자는 거죠? 여긴 제 자리라구요. 나비들에게도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비록 나비더라지만 전생에는 인간이었으니까, 이 중에는 평민도 있고, 뭐 귀족도 있을 테지. 몇몇은 저 스스로를 굽힐 줄 아는 건지, 나에게 잘 보이려는 녀석들도 있었다. 서로를 낮추면서도 견제를 하니 이 얼마나 재밌는 진풍경인가. 여긴 오늘 아침부터 제가 있었다구요. 그래서 어쩌자는 겐가? 결론적으론 넌 여기 없었잖아. 여봐요, 거기. 그만 싸워요. 추해보이니까. 뭐라구요? 뭐라고? 나비 서너마리가 한 장미 위에서 뒤엉켜 싸우고 있다. 그 모습이 추함과 동시에 아름다워서, 슬쩍 펜을 꺼내어 그려본다. 결국 주요한 둘은 빛나는 가루를 날리는 날개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서로를 물고 뜯다가 날개에 구멍이 나기 직전에 멈췄다. 인간의 추함은 사후까지도 가져가는건가. 뭐, 인간의 본성이 그렇지. 다들 저렇게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상처를 주다, 죽기 직전에 멈춘다. 물론 예외인 똑똑한 자들도 있었으니, 멍청한 제인, 내가 너의 곁에 영원토록 있을 줄 알았나? 그래, 평생 붙어서 널 저주해주마.... 이 얄팍한 목숨이 끝날때까지! 그새 한 마리가 모자위에서 설교를 하고 있군. 이런 이들의 결말은 늘 같다. (뭔가 쓰여있지만 무언가에 쓸린 흔적이 보인다. 알아볼 수 없다.) 방금 그 결론을 수행하느라 글씨가 번져버렸군, 장갑은 내일 사오는 걸로 해야겠다. 아 참. 방금 그 나비는 지금 내 발 밑에서 죽어가고 있다. 진짜로 죽일 건 아니지만 누가 우위에 있는지는 확실히 알려줘야지.샌장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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