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이" 에 대한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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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 #디아르노셀 깃발 아래로 한 낮의 왕도는 한가하다. 정확히 말하면 ‘황제의 길’이고, 더 자세히 말해서 그로부터 뻗어져 나온 길의 말단에 가까운 일반적인 길이지만, 브리크리덴에 속한 땅 어디든 평화가 함께하는 것은 당연했다. 친절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군기를 자랑하는 경비병들,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결성한 상인회의 순찰병들, 그리고 그런 나이든 사람들을 지탱해주는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까지, 우리들의 브리크리덴은 평화로울 수밖에 없었다. ‘없었다’ 이 당연한 단어가 깨진 건 아마 반년 전의 일.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이제 수도 ‘델피아’는 시끄러워질 예정이다. 각국의 수장들과 그를 경호하는 정예병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자랑하듯 한껏 차려입은 모양새로 등장하면, 수도의 시민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미리 나눠준 꽃을 뿌리거나 환호와 탄성을 내지르며 관객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 바보 같은 연극은 가장 먼 나우르의 수장이 도착할 때까지 일 것이다. 나도 그 무리의 환대를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한가로운 길가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오랜만이네.”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것. 정확히 말하면 같이 페르지노 스콜라의 동기인 ‘미첼’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극구 사양한 일이나, 황제의 오른팔이자 나의 아버지인 ‘도나르’ 대장군의 명으로 이곳에 나와 있던 것이다. 나는 그저 그런 아버지의 곁에서 경비대장의 노릇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랐던 것 같다. 아버지를 이기는 자식은 아직 없다. 미첼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반가운 표정으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아,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느라. 뒤늦게 악수를 받을 때, 예전의 그때처럼 장난스러운 미첼이 잠시 보이는 듯했다. “늦게 악수를 받은 대가로, 오늘 저녁에 술 한 잔 사.” “술을 마시기엔 조금 그런 시기가 아닌가?” “뭐야, 딱딱하게.” “나름 수도의 경비대장이니까.” 미첼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이런 장난스러운 태도나, 조금 여성스러운 이목구비는 바뀐 것이 없었다. 단지 그 때보다 길게 기른 머리를 포니테일처럼 쭉 뺐다는 것. 그리고 겉옷의 길이가 조금 더 길고 두터워진 점 말고는 없었다. “머리는 자를 생각 없어?” “왜? 부럽냐?” “아니, 검술에 방해될 거 같으니까. 그리고 왠지 긴 머리를 한 남자는 정이 안 가서.Ehdang0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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