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에 대한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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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esurrection 소생 푸른 글자는 연관된 로그 링크입니다. 죽은 이를 되살리는 기적은 강대하고도 위대하며, 비밀스럽고도 섬세하다. 황금가지회의 오라클, 테스 스레이미브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반쯤 자부했다. 그녀는 잠시 시리앙마르의 본교에 다녀와야 했다. 그 와중에 고블린들의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여겼고, 테스 스레이미브는 몸을 물에 담그어 여독을 풀고 옷가지를 가지런히 하는 것에 신경을 쏟았다. 그 치열했다고 알려진 전투에서 사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늘의 해질무렵이었다. 이레 낮 이레 밤이 지나면 죽은 자를 살려서는 안된다. 테스는 비밀스럽고도 위엄있는 고위 기적 교본에 적힌 '대기적 : 소생'의 주의문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레 낮과 이레 밤이 지난 시신을 되살린다면, 그것은 영혼이 없이 움직이는 시신일 뿐이다. 생명은 주었되 영혼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영혼 없는 생명이 얼마나 추한지는 여러분 또한 동화책 속에서 많이 읽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한 남자의 염원은 그녀에게 전해졌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었다. 그녀와 황금가지의 커다란 지팡이가 올바르게 춤 출 수 있는 시간이 삼십분은 족히 남아있었다. "미루에티? 성은 없나요?" 시리앙마르의 모든 성직자들이 마법사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케임드웨이브의 마법사 아니라 위브릴의 마법사일지라도, 그들의 영혼이 맑고 깨끗하며 그들의 사상이 위대하고 존중받아 마땅하다면 황금가지회는 경의를 표한다. "성은...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는 장의사였다. 장의사가 고위 신관을 찾아온 이유는 하나였다. 장례를 치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녀의 시신 앞에는 아르노셀 연합원들 중 몇 명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각자 중구난방의 신에게. 들어줄 리도 없는 기도를 계속 올리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매를 데리고 있는 이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를 안고 돌아왔던 남자도 있었다. "제 상황파악이 옳다면, 장의사 분께서 시신의 앞에 신관을 데려온 셈인데..." 동화책에서도 이런 조합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죽은 이에게 주는 안식은 평온함이라고 아무리 제가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하기사, 저라고 해도 제가 고블린에게 목이 따였다면편하게 눈감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그래서, 그녀를 되살WATERS1991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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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저녁, 석양의 주홍빛을 받으며, 말을 탄 사나이가 프로페티사룸의 작은 도시, 인둘젠티아의 중앙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붉어진 흰 판금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의 흰 말 또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은 땀과 바람에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고, 피곤했는지 눈빛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그런 모습 때문이었을까, 그의 주변에서 나는 피비린내 때문이었을까, 거리의 사람들은 그를 피해 집골목 사이사이로 몸을 피했고, 거리의 집들은 그 창문을 닫았다. 그가 중앙광장에 다다르자 하루를 마무리하며 시끌벅적했던 광장은 어느새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그는 중앙광장 분수대 앞에 멈춰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분수대에 앉아 잠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타고 가까운 종교 시설로 들어갔다. 이윽고 건물 내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가시오. 우리는 당신 같은 자를 들여보낼 수 없소.” 아주 엄중한 목소리였다. 그러자 그는 아무런 저항 없이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 말을 탔다. 말을 타고 마을을 떠돌던 사나이는 이내 한 식료품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오세.. 으악!” 손님맞이 인사를 하던 식료품점 주인이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고기를 사고 싶은데요.” “으악! 사람 고기는 팔지 않아요!” “돼지고기입니다.” “아, 아무튼 오늘은 더 이상 팔 것이 없어요! 이미 저녁이잖아요!” “그럼 저건 뭡니까?” 그가 손가락으로 판매대에 남아있는 고기 한 덩어리를 가리켰다. “저건... 제가 먹을 거예요! 팔 거 없으니 나가요!” 식료품점 주인이 소리쳤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 식료품점을 나섰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뭔가 생각해낸 듯, 말을 타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잠시 후, 그가 도착한 곳은 도시의 강가였다. 그는 강변에 서서 우선 자신의 말에게 물을 뿌리며, 말에게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한참 말을 닦고 있는데 한 사나이가 허겁지겁 그를 향해 달려왔다. “아이고! 당신 여기서 뭐 하는 거요!” 그가 사나이를 쳐다봤다. “말을 씻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씻긴 후엔 제 갑옷도 닦을 생각입니다.” 그러자 사나이가 손을 빠르게 가로저었다. “아이고, 여기서 그런 짓을 하면 어쩌라는 거요!” 그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어디서 닦으라는 겁니까?” “그건 잘 모르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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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5분만 더 잘게요. 딱... 5분만.... 더.....” 앤이 오늘도 어김없이 칭얼거리고 있다. 윌리엄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방 안을 이리저리 걸으며 현재 상황을 몇 번이고 되뇌고 있었다. 며칠 전, 앤이 앞으로는 윌리엄에게 칭얼거려주겠다고 말했었다. 처음에는 앤도 남에게 칭얼거린 건 처음이어서 그런지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는 것이 귀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났다. 앤은 한번 칭얼거리더니 이젠 그것에 익숙해졌는지 매번 칭얼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그 칭얼거림의 강도도 점점 강해져 갔다. 한 번은 윌리엄이 낮잠을 자는 앤을 깨울 때였다. 윌리엄이 다시 출발하기 위해 앤을 깨우려 하자 그녀는 잠깐 칭얼거리더니 이내 함께 자자며 윌리엄을 잡아당겨 눕히곤 다시 잠들어버린 적도 있었다. 앤의 이런 행동들 때문에 출발이 늦어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계획에도 계속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사실 윌리엄은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앤이 나이에 걸맞게 행동하게 된 것 같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자신과 헤어진 후에 일어날 것이었다. 이대로 칭얼거리는 것이 몸에 배면, 분명 앤은 그녀의 가족에게도 칭얼거리며 늦장을 부리게 될 것이고, 이는 안 그래도 사랑받지 못하는 그녀에게 독이 될 터였다. 그렇기에 윌리엄은 그녀의 행동거지를 다시 전과 같이 돌려놓으려 했으나, 이미 변한 습성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윌리엄은 그녀의 환경 자체를 바꾸는 수밖에 없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윌리엄은 그녀의 집에 오게 된 것이다. 앤의 집에 도착한 이래로 윌리엄은 초조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윌리엄은 어쩌다 일이 이렇게 커진 것인가 하고 고뇌했다. 그에 반해, 앤은 오랜만에 집에 왔다며 냅다 침대에 몸을 던져 잠들었다. 윌리엄은 편안하게 자는 앤을 보며 황당함에 고개를 내저었다. 사실 윌리엄을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앤의 가족과 만난다는 그 사실 뿐만이 아니었다. 앤이 사는 집 자체는 서부 브리크리덴 양식의 고풍스러운 중형 석조주택이었다. 그러나 앤의 작은 방은 흔한 양탄자 하나 없이 울퉁불퉁한 돌바닥이었으며, 벽의 벽지는 이미 닳을 대로 닳아 맨 벽이나 마찬가지였다. 누렇게 변색 된 침대는 구석 부분이 뜯어져 내부의 짚이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그 밖에 불을 켜기 위한 촛대와 같은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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